우선으로 졸작 위원회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 부탁합니다.
이건 별거 없는데요. 저희는 12월 말, 4학년 기말고사 마지막 시험 직후에 카카오톡 투표 기능을 이용하여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하였습니다.
총무, 기획부장, 집행부장, 디자인부장, 홍보부장은 위원장과 부위원장으로 총 7개의 직급을 상의하여 임명하였습니다.
이게 위원회로 구성되어 있지만 일이 진행되다 보면 딱딱 할 일이 구분되는 게 아니라 되는 대로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생한 사람들도 많은데 최대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선 위원장 (HEAD)는 전체 진행 상황을 총괄하고, 졸업작품을 진행하는 건축학 전공/건축공학전공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실행에 옮기고, 각 교수님과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전체 진행 사항 총괄과 교수님과 소통을 한다고 생각해 주시면 될 거 같아요.
다음으로 부위원장 (VICE CHAIR)는 위원장과 함께 진행 상황을 조율하고, 졸업작품을 진행하는 건축학 전공/건축공학전공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각 교수님과 소통하는 사람입니다. 위원장이랑 같은 전체 진행 사항 총괄과 교수님과 소통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다음으로 기획부장 (PLANNING)은 전시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으로 전시의 큰 방향성을 잡아주는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대관 업무와 전시 방향 설정, 전시 슬라이드 쇼 제작 등을 맡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집행부장 (ENGINEER)는 전시를 실현하기 위해 전시실의 상황이나 여건을 확인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하는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전시 계획 (작품 반·출입 동선 확보, 전시장 오픈 시간 조정, 빔프로젝터, 마이크 앰프 등 확인, 작품 배치계획, 조명 확인, 현수막 및 배너 설치 위치 확인 등 )과 식순 정리를 맡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디자인부장 (DESIGN)은 작품집 및 홍보용 출력물에 대한 전반적인 디자인을 총괄하는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포스터 및 작품집 표지 등 출력물 디자인, 배너/현수막/포토월/우편봉투 디자인, 출력물 전반적인 디자인 관리, 웹페이지 제작 등을 맡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홍보부장 (PROMOTION)은 홍보를 위한 모든 활동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람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홍보용 인스타 계정관리, 포스터 부착 인허가, 교내 및 교외 포스터 부착, 우편물 리스트 제작 및 발송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제가 저번에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 되었는데 조명을 켜두고 모여있으실 때 즐거워 보이던데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아 저희가 5월 2일에 프로필 촬영을 했는데, 그거를 보신 거 같아요. ㅎㅎ
저희끼리 간단하게 DSLR로 학교 플로터 실에서 벽을 배경으로 조명과 반사판을 설치해서 진행했습니다. 근데 저희가 마감을 앞두고 다들 찌들어 있었어는 데 이날 만큼은 사진 찍는다고 다들 말끔하게 씻고, 멋있게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서니 되게 신났던 것 같아요. 다들 되게 즐겁게 촬영했던 거 같아요. 제가 저희 학년에 애착이 커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다들 되게 잘 나왔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많은 선배 분들이 작품집을 준비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시던데 그 과정은 어땠나요?
사실 제가 생각으로는 건축학과 입장에서 졸업 전시 끝나고 현실적으로 남는 건 작품집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작품집 작업에 가장 오랜 시간을 쏟는 것 같아요. 올해 5학년은 작업을 미리 시작하지는 않고 3월 학기 시작하고 개념을 잡기 시작하다 보니까 두 달 만에 작품집을 만들어야 했어요. 저희가 5월 10일에 최종 마감을 했는데. 그때부터 저희가 작품집 인쇄를 위한 밑 작업을 했는데, 항상 결과물을 학교 플로터로만 출력하다 보니까 책을 만드는 과정에 대해 잘 몰랐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생각보다 할 일이 많더라고요. 이때부터 집에 간 기억이 거의 없어요. 일단, 평소에 psd. 파일을 보통 RGB 색상으로 작업하는 데 책을 만드는 출력물은 무조건 CMYK로 작업을 해야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저희 작품집이 128페이지인데 128개의 psd. 파일을 다 다시 CMYK 색상으로 변환시켜야 하고. 변환 후에는 다시 각각 스포이트를 이용해서 색상 찍어가며 각각의 색상 값이 260이 넘지 않도록 다 조정해야 하고요. 또 검은색은 0/0/0/100으로 정해진 색상 값으로 바꾸어야 하더라고요. 보통 글자들이 검은색이니까 글자 레이어는 다 수정해야 했어요. 그리고 정말 신기한 게 저희가 확인 작업을 한 20번 이상은 했을 거예요. 그런데도 확인을 할 때마다 오타가 나와요. 누가 마치 오타를 계속 뿌리는 거처럼.? 그리고 작품집을 진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에 관해 얘기를 하자면, 올해 저희는 2021년 기준으로 학교에 남아계시는, 저희를 지도해 주셨던 교수님들 모두에게 글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교수님들이 주시는 글 하나하나가 너무 좋은 거 있죠 흐흐. 더군다나 지금 저희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고통받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정말 그 글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힐링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흐흐
그렇다면 졸업 작품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음…. 졸업 작품전을 진행하면서 기억 남는 순간들이 있는데, 저희가 작업을 하다가 학교에서 잠들잖아요. 근데 오빠들이 자다가 “아, 그림자 투명도 줄여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잠꼬대하는 거예요. 그런 거 보고 진짜 우리의 무의식까지 잠식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작업하다가 보면 꼭 한 번씩은 블루 스크린이 뜨는 거 같아요. ㅠㅠ 하드 도다 날아 가요. 진짜 나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정말로 ㅠㅠㅠ.
그리고 5학년이 되고 졸업 작품을 딱 시작할 때, 선배들이 없는 빈자리를 되게 크게 느껴졌어요. 정말로 이전까지는 몰랐는데…. 제가 선배들 한 명 한 명으로는 잘 모르지만, 그냥 선배라는 존재 자체가 되게 든든한 거였더라고요.
제가 처음 위원장으로 선출되었을 때, 각오했어요. 이 자리는 어떠한 일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는 자리이다. 각오했는데도 그 각오보다 더 무거운 자리였더라고요. 아직 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항상 각오 이상의 일이 찾아오는 그런 자리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졸업작품전을 준비하면서 가장 아쉬웠거나,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음…. 장소를 대관하는 부분이 제일 어려웠던 거 같아요.
저희가 1월부터 대관은 준비했는데 5월이 되어서야 해결할 수 있었어요. 선배들이 전시하셨던 몇몇 전시시설들은 코로나 백신 접종 시설로 지정되어서 전혀 이용할 수 없었고,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휴게음식점으로 들어가는 전시실들은 모두 개막식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배제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희가 처음에는 덕포에 있는 부산 대표도서관에서 전시하고 싶었는데, 거리도 학교랑 그리 멀지도 않아서 모형 옮기기에도 괜찮을 것 같고, 학교랑 가까우니까 신라대학교 건축학부 전시회라는 의미를 직관적으로 끌고 오기에도 적합하다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신청 불가 통보를 받았어요. 그때부터 머리가 하얘지지는 기분…. 멘탈이 깨진다고 해야 하나…? 또, 저희가 야외전시를 정말로 해보고 싶었어요. 그 망미역에 비콘 그라운드 비콘 스퀘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가 되게 공간이 예쁘거든요. 고가도로 하부를 리모델링한 프로젝트라 건축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공모전에서 우리 주로 계획하는 것들이 거기에 다 실현되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아쉽게도 거기가 반 외부라서 비/바람 등 날씨 변화에 취약하다 보니까 전시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게 되었어요. 그게 정말로 아쉬웠던 부분이고, 어려웠던 부분도 크게 말씀드리면 위에서 말씀드린 정도인 거 같아요. ㅎㅎ.
반복해서 말하게 되지만 흐흐 대관이 진짜 쉽지 않은 거 같아요. ㅠㅠ 후배들도 여기에 너무 고생 안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한번 해본 사람으로 말씀드리면 어차피 우리는 코로나 세대이고 더 나은 전시실은 없는 것 같아요. 저도 전화를 수백 통 돌려보면서 생각을 많이 해봤지만, 그 시간에 본인 작품에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해서 더 예쁜 작품을 만드는 게 좋은 거 같아요 흐흐 아 그리고 진짜. 봉투 디자인 뭐 이런 거 중요하지도 않은 거는 선배들이 해놓은 거 다 가져다 사용해도 되니까 쓸데없는 고생은 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하며 같이 희로애락을 느낀 5학년분들, 혹은 후배분들에게 하고 싶던 이야기가 있다면 한마디 해주실 수 있나요?
사실 건축학과 학생으로서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거, 우리 모두 공감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방황도 해봤을 것이고, 눈물도 흘려봤겠죠. 5학년이 되고 보니 다 각자만의 그런 시간이 있었을 거라는 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순간들을 다 겪어낸 우리 5학년도 진심으로 고생 많았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앞으로 남은 시간 후배들도 잘 견뎌줄 것이라고 제가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우리는 작업물을 끊임없이 타인에게 평가받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인격을 평가받는 것이 아님을 항상 인지하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순간이 본인의 작업물을 성장시키기 위한 발판이 되길 바라요. 여러분들의 자존감이 상처 나는 일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1년 제24회 졸업 작품 준비 위원회 위원장이 항상 응원합니다.
이상으로 졸업 작품 준비 위원회 위원장 이회숙 학생과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바쁘실 텐데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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